[2011년 3월 7일]
울룰루가 아직 멀지만, 보인다.
우리의 가이드 엘리Ellie가 앞 유리에 써 놓은 이름이 울룰루에 겹쳐 보여, 마치 이 크고 붉은 바위의 이름이 엘리인 것 같다. 애니가 됐다가 애비가 됐다가 장이 된다.
바깥에서 볼 수 있도록 뒤집어 써놓은 글씨 '안녕!'이 그에게 보였을까.
"팔리아"
이 지역 애보리지널 언어로 인사를 했다.
울룰루를 가까이서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몇 천년, 몇 억년일 지도 모를 세월, '울룰루Uluru' 란 이름이 붙여지기도 전부터 하루 하루를 똑같은 자리에 있었던 그.
그는 영원한 창조주를 우리보다 조금더 알지 모른다.
울룰루가 생겨난 두 가지 버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엘리. 하나는 과학 버전, 또 하나는 원주민들이 믿는 신화 버전.
영원에 가까운 시간 동안 천천히 천천히 바람과 빗물로, 지각변동으로 신께서 조각하신 이 거대한 붉은 바위.
그냥 큰 돌일 뿐이라며 시큰둥해 하는 사람도 있고,
또 하나의 정복의 대상으로 여겨, 정상 등반을 원하는 사람도,
슬픈 사랑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의 마음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도,
못된 하얀 피부의 정복자가 오기 전부터 이곳에 터전을 잡고 살며
바위 자체를 하나의 신으로 모셨던, 그래서 등반하려는 관광객들을
간절한 마음으로 말리는 원주민들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 바위 앞에 서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그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
'영원'이 무엇인 지 나는 아는가.
우주의 시간 앞에 나는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나는, 이 세상에 대해 무엇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 경험에 더해 상상할 수 있는 최대치의 영역을 합해도
나는 작고 유한한 존재일 뿐이다.
내 속에 있는 욕망과 자기 만족만 가득 찬 모습을 대할 때 마다,
그것과 '평생' 싸워야 하는 사실 앞에 좌절하고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많았다.
그러나, 한 사람의 '평생'은 얼마나 짧은 시간인 지.
이 바위 위에 난 흠집 하나도,
한 사람의 평생보다 긴 세월 동안 만들어졌다.
내가 이 곳 애보리지널로 태어났다면,
그를 숭배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너른 들판에, 뜨거운 태양 아래 홀로 고요하게 우뚝 서 있기에,
나는 매일 그를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마음 속에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닳아 없어지지 않는 무언가가 깊이 새겨지고
나 자신을 거기에 단단히 매어둘 수 있었을 것이다.
관광객들을 위해 이곳을 내어 준 원주민들은,
그들의 주거지 뿐만 아니라,
마음 속 흔들리지 않는 뿌리 마저도 잃어버려
타지에서 온 사람들의 도시에서
빈민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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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래서,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