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놀러 와 우리 하드의 MP3를 옮겨 담던 제제가 말했다.
형, 누나, 저는요, 나중에 결혼하면 이런 음악 들으면서 아내와 눈 떠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일 끝나면 들어와 또 맥주 한 잔 하면서 도란도란 얘기하는 게 꿈이예요.
... 제제, 그건, 음.. 나도, 그게 꿈이야.
잠시 모두 허리를 꺾으며 웃은 후 제제가 말했다.
지금 하고 있잖아요?
장군이 답했다.
그렇지, 그래서 지금 하는 거야.
나도 응수했다.
맞아. 그래서 지금 열심히 하는 거지.
제제가 알 수 없다는, 하지만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MP3를 뒤졌다.
제제, 아마도 말이야, 우리는 한국에 가면 다시는 이렇게 못 살 것 같거든.
한국에 돌아가면, 어쩌면 다시는, 혹은 아주 오랫동안 이런 시간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
정말이지 이미 갖고 있는 이 시간이 벌써 몹시 그리워졌다.
한국에 가면 꼭 이렇게 해야지!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있는 반면
한국에 가면 아마도 다시 할 수 없으리라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후자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아도 우리 둘 다 같은 각오를 하게 된다.
제제의 꿈인 그런 시간들은, 우리 생에 지금이 최대치일 거라는 걸 안다.
그리고, 욕심내지 않는다 - 몹시 그립기는 하겠지만, 다만, 지금을 충분히 만끽해 놓아야지.
아직 호주에 있는 우리에게 "한국에 가면"은 너무 먼 미래라
돌아가서 무엇을 하며 누구와 어디에서 살겠다는 아무런 아이디어가 없으면서도
어떻게 살게 되리라는 예상이 파편처럼 언뜻언뜻 스칠 때가 있다.
그런 조각들을 잘 모아두면 굳이 작정하고 그리지 않아도 좋은 그림을 얻게 될까.
지금으로서는
열심히 맥주를 마셔 두어야겠다 - 내일 일은 내일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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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래서, 그러나
한국에 돌아오면 거기보단 많이 각박하겠지만 그래도 커피한잔 맥주한잔 할 여유는 내 줄 거지? ㅎㅎ
응 당연하지, 그런 여유는 아주 많이 있을 거야. :)
지금처럼 우리 둘만 붙어 지낼 시간이 없을 거란 뜻이 더 컸어. ㅎㅎ
그런데 말야,
우린 언제나 커피 한 사발 맥주 한 사발 할 여유도 있어 왔고 앞으로도 있을 테지만
그걸 앞에 두고 잠들어서 여유 따위 내 주지 않는 건 당신 쪽이잖..
커피 한잔 맥주 한병에 양념반 후라이드 반 치킨하고, 쥐포구이, 효미표 된장잡탕찌게, 커피번, 과자 등등...
한국에서도할수있을거야...
안되면도망가야지.
이상의오감도가생각나는띄어쓰기없는이말투는무어야?
당신의집으로도망갈수있도록만반의준비를갖춰놓도록해.
이미스류의은신처가된것같다만 ㅋ 스류는파파존스를좋아한다!
ㅎㅎ. 모닝커피와 맥주 한잔을 위해 망명을 신청하면 이건 문화적 망명인건가. 정치적이기도 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