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만”하고 사정하는 우리를 날카롭게 찌르는 알람이나
미리부터 심호흡이 필요한 피난 행렬 같은 출근길 대신
자는 이마를 가만히 쓸어 주던 엄마 손 같은
빛나는 햇살이라던가
차갑고 깨끗한 공기라던가 하는 것으로 채워진
그런 아침이 있었다.
시작되는 하루를 유예하고픈 마음에 맞서거나
무겁게 가라앉는 몸을 나무랄 필요 없이
몸과 마음과 생각이 사이 좋게 서로를 보듬던 순한 아침.
그 아침엔
기특하게 노력하지 않아도 눈이 떠졌고
깨끗한 공기로 세수하고 이 닦는 셈이야 – 하며
겉옷만 둘둘 감은 꼬질꼬질한 모습 그대로 산책을 했다.
후지르의 길에는
아무렇지 않게 어슬렁대던 소들과
다가가도 놀라지 않는 비둘기들과
사람만큼 많은 개구진 개들이 있었다.
그 중 한 녀석은 마치 가이드라도 되는 양
우리가 길만 나서면 어디선가 나타나 앞장을 섰다.
다른 개들이 덤빌라 치면 마치 손님 채 가는 라이벌 대하듯 으르렁거렸고
가끔 서서 우리가 잘 오고 있는지를 살피기도 하고 사진을 찍으면 멈춰서기도 했다.
너 우리를 알아?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살랑살랑 춤추는 꼬리.
그 아침에 가끔
걷다가 장군은 달려가 저 앞의 동네 집들을 카메라에 담고 내게 다시 돌아왔고
걷다가 나는 멈춰서 학교 가는 꼬마들에게 장난을 치다 다시 그를 따라잡았다.
부르면 들을 만한
손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에
서로를 기꺼이 기다리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불타는 스무 살처럼 내내 손을 꼭 그러잡지 않아도
저 사람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같은 길을 함께 걷고 있다는 사실로
충분했다.
한 날 괴로움은 그 날에 족하니라 -
다른 날의 어떤 일들을 붙드는 대신
그 시간 그 곳에 있던 존재들에 내가 가진 마음을 남김 없이 주었다.
내 힘으로 한 일은 아니었다.
요가 선생님은 말했었다.
숨을 쉬세요.
힘들면 사람은 호흡을 멈추게 되어 있어요.
숨 쉬지 않으면 다쳐요. 숨 쉬지 않으면 소용이 없어요. 숨을 쉬세요.
그런 순간엔
깨달은 후에도 실은, 숨쉬기보다 참기가 더 낫다는 것을 알았다.
숨을 열면 자세가 무너질 테고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테지만
숨을 참고 자세를 유지하면 곧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으리라.
어허. 그건 가짜예요. 숨 쉬지 않으면 소용이 없어요.
숨이 트였다. 가슴 깊이,
숨을 들이쉬고
다시 내쉬었다.
차가워진 가슴이 서서히 덥혀지고
뜨거워진 머리가 다시 식는다.
이 사람과 눈 맞추고 이야기하며 한 켠으로 그 사람을 생각하고
이 일을 손에 쥐고도 머리로는 해찰궂게 저 일을 가늠하면서
어디에도 실재實在하지 못한 채 부유하던 마음이 멈췄다.
소용돌이치는 나를 중심에 놓고 빙빙 돌던 정신 없는 세계도
재깍재깍 초 단위로 삶을 잘게 나누며 목을 조이던 시간도
애초 정해지지 않은 해답을 놓고 절박하게 호소하던 소리들도 멈췄다.
떨쳐내려 애썼던 것들의 일부가 힘을 잃고 투두둑 떨어졌다.
다가가려 애썼으나 같은 극의 자석처럼 밀리기만 했던 어떤 것이 나를 부드럽게 당겼다.
제자리로
돌아왔구나.
남편은 후지르에서
행복하다, 는 말을 많이 했다.
서울에서라면 1년 동안 했을 말보다 더 많이
그는 길을 걷고 셔터를 누르는 사이사이
하루를 마친 후 침대에 몸을 던져 팔다리를 버둥거리면서까지
아, 행복하다, 하고 말했다.
그 역시
멈췄다.
멈춘 우리는
서로를 알아보았다.
부디
그 날처럼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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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래서, 그러나
여행이 점점 무르익어 갑니다. 그려~~
밖을 보는대도 안이 보이고
안을 들여다 보는대도
옆이 보이기 시작하는군요....ㅋㅋㅋ
연말에 내년 기획, 인수인계
정신이 하나도 없었네요.
이 블로그가 먼 곳에 있는 것도 아닌데...
마지막 뼈 속까지 시원해지는 사진 한장
허락도 없이 퍼 갑니다~
넵, 이 곳의 내용이야 언제든 가져 가셔도 됩니다. ㅎㅎ
아침 일곱시. 혹시 벌써 사무실이신 거예요?
크리스마스 전에 바쁜 일들 잘 마무리되면 좋겠네요 :) 메리 크리스마스!
네 퍼가세요.^^ 단, 다른 곳에 게시하실 때는 글 아래마다 달려 있는 Creative Commons Copyright을 참고해 주세요^^
혼자 간직하려구요. 혹시 사용할 일이 있다면 제 블로그 정도인데 출처를 꼭 밝힐께요. 감사합니다.
블로그 알려 주세요, 저희도 놀러 갈게요!
그리고 사모님의 곡도 궁금해요. :)
제게도 보는 순간 이렇게 쿠궁. 한 작품
오래 오래 생각하게 한 작품은 이게 처음이거든요.
아이쿠, 무의식중에 블로그 얘길 해버렸네.
워낙 누추한 곳이라~~ㅋㅋ http://blog.naver.com/acts29chks
그 곡에 대해 얘기했다는 사실을 아내가 알면, 아내에게 맞아죽을 지도 모릅니다...ㅎㅎ 대학와서 IVF를 만나고 자신을 발견하고, 다니던 통계학과 졸업하고 국악과 작곡전공 편입해서 2년, 국악대학원 수료(아기땜에 논문을 아직 완성하지 못했어요....ㅋㅋㅋ,공부시킨다고 죽는 줄 알았네..ㅋㅋ) 그런 과정에서 탄생한 초창기 곡이라 부족한게 많다고 부끄러워해요. 제가 보기엔 풋풋하고 좋던데.....ㅋㅋ
별 일 없으면 새벽같이 사무실 나옵니다.
간사하면서 그렇게 말한대로
큐티하고 책 읽고, 신문보고 하루를 시작하려구요.
부지런이나 성실함이 아니라, 오랜 버릇이자 습관입니다..ㅋㅋ
두 분에게도 기쁜 성탄을 전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